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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모음/좀 다른 나만의 미니멀리스트의 길

#2 나는 왜 아이폰12프로/애플워치6/에어팟프로를 구입했나

by 달슬 2020.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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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3일 0시, 애플 사전예약을 통해 아이폰12프로(그래파이트, 512GB)를 구입했다.
뿐만 아니라 애플워치6도 구입했으며, 내가 사용할 건 아니지만 와이프가 사용할 에어팟프로도 구입했다.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한다면서 한번에 3가지 전자기기를 주문하는 큰 금액의 지출을 저질렀다. 어찌하여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우선 에어팟 프로. 작년 말에 구입하여 에어팟프로를 사용한 지 1년 가량 되었는데, 단 한번도 구입을 후회한 적이 없을 정도로 만족하며 사용했다. 엄청난 노이즈 캔슬링 기능과 오래가는 배터리, 고장나거나 파손되면 수리 절차가 복잡하다는 것 빼고는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무선이어폰이었다.

예전에는 러닝을 할 때 한 손에는 핸드폰을 들고 유선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느라 이어폰 선이 걸리적거리곤 했다. 하지만 에어팟프로는 정말 혁신적이었다. 더이상 핸드폰을 손에 들고 뛰지 않아도 되고, 러닝에 방해도 안된다. 손으로 강제로 빼지 않는 한 격렬한 운동을 한다고 에어팟이 귀에서 빠진 적도 없다. 이제와서야 에어팟프로를 예찬하는 이유는 에어팟프로가 내가 처음 써보는 무선이어폰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무선이어폰이 나왔음에도 배터리, 격렬한 활동 시 귀에서 빠지는 것에 대한 염려, 성능상의 문제로 인해 무선이어폰 구입을 미루고 유선이어폰만 사용하고 있었는데, 에어팟프로에서 차별성을 느껴 구입을 했던 것이었다.

에어팟프로 다음 버전의 더 좋은 에어팟 버전이 나오겠지만, 현재로서는 나는 감히 에어팟프로가 여기서 어떻게 더 좋아질 수 있는지 예상조차 가지 않는다. 무선이어폰하면 에어팟이고 다른걸 살까? 다른걸로 갈아탈까? 고민할 필요도 없다. 에어팟은 나의 고민을 덜어주는 제품인 것이다.

와이프는 이전 버전의 에어팟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장모님께서 무선이어폰을 사용해보고 싶어하시기도 하고, 와이프가 갖고싶어하기도 해서 기존 에어팟을 장모님께 드리고 와이프가 에어팟프로를 사용하기로 하였다.


다음으로 아이폰12프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핸드폰은 갤럭시 S8이다. 그 전에 사용했던 것은 아이폰6였다. 아이폰6을 사용하던 당시 내가 가장 불편했던 것은, 그 당시에는 음악 스트리밍이 보편적이지는 않았어서(내 기준으로) 멜론, 지니 등의 음원 사이트에서 음악을 다운로드 받아 이용했었는데, 애플은 아이튠즈를 통해서만 핸드폰-컴퓨터간 음악파일을 이동할 수 있었다. 바로 이 점이 내가 아이폰6에서 갤럭시S8로 갈아탄 이유였다.

갤럭시S8은 출시할 때부터 썼으니 사용한지 거의 4년이 되어간다. 구입 당시 최신 핸드폰을 샀으니 최고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 상품이었고, 불편함 없이 이용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핸드폰이 느려짐이 심해졌다. 수시로 RAM을 정리하고, SD카드도 추가하여 메모리도 여유롭게 이용하고 있으나 개선이 되지 않았다. 또한, 와이프 직장에서 받은 아이패드 프로3를 같이 이용하고 있고, 이어폰도 에어팟프로를 사용하고 있는데, 다른 애플 기기와 호환성을 높이고자 아이폰12프로로의 기변을 생각하게 되었다.

작년에는 사용하던 DSLR을 중고로 처분했는데, 핸드폰이 DSLR카메라 시장을 이미 침투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제 완전히 먹어버릴 것이란 생각에 그나마 제 값을 팔 수 있을 때 처분하고자 했었다. 아이폰11프로맥스가 출시 됐을 때 카메라 성능을 확인했을 때, 정말 올바른 선택을 했던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 물론 와이프에게 그럴거면 애초에 DSLR을 왜 샀냐는 핀잔을 듣기도 했지만...

이번에 아이폰12프로라인에서 카메라부분이 한층 업그레이드되었다. 요즘 10대들은 스마트폰을 전화기에 카메라 기능이 추가된 것이 아니라, 카메라에 전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고 한다. 사전예약을 통해 아이폰12프로라는 좋은 카메라를 구입한 셈이다. 전화기능도 추가로 들어가 있는거고.

다만 아이폰12프로맥스는 그 크기가 살짝 부담되어 아이폰12프로로 결정했다. 아이패드 프로가 있기도 하고, 그렇다고 너무 아이폰12미니를 구입하기엔 핸드폰만 사용하는 환경에서 화면이 너무 작아 불편함이 있을것이라 생각하여 아이폰12프로로 결정한 것이다. 카메라 기능도 일반 라인보다 좋고 말이다.


마지막으로 애플워치6. 기존에는 애플워치 구입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회사 취직 후 남자의 멋은 시계! 지갑! 벨트! 이런 글을 워낙 많이 보기도 했고, 그전까지 개인 사치품이 하나 없기도 하여 스스로에 대한 선물로 프레드릭 콘스탄트 사의 나름 고가 모델 시계를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었다.

시계를 차고 다니며 마치 내가 뭐라도 된 양 기분도 좋고 브랜드가 주는 행복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내가 들었던 의문점이 있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시점에서 시간 확인은 대부분 핸드폰으로 하는데, 시계가 굳이 필요한가? 물론 물속에서라던가, 극한상황에서 건전지 없이 오토매틱으로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상 그런 상황이 얼마나 있는가? 손목시계는 그저 파텍필립, 롤렉스, 오메가 등의 브랜드를 향유하는 사치품일 뿐인가?

이런 의문점이 들던 시점 스마트워치 시장은 아직 초기상태였다. 회사 선물로 갤럭시 워치를 선물받아 사용해본 적이 있는데, 미적인 부분과 사용성 부분에서 아직은 이르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애플워치5에서 처음으로 AOD가 적용되기 시작했고, 드디어 스마트워치로의 기변을 고려하게 되었다. 나는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기에 흘깃 쳐다만 봐도 바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를 원했기 때문이다. 운동 추적 기능과 애플 기기간의 연동성이 뛰어나기도 하고.

하지만 애플워치는 아이폰이 없으면 사용할 수 없다. 기존에는 핸드폰을 바꿀 생각이 없어 구입을 계속 미루고 있다가, 마침내 핸드폰을 아이폰으로 변경하게 되면서 애플워치6나이키버전을 같이 구입하게 되었다. 


긴긴 변명 끝에 드디어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하면서도 아이폰12프로/애플워치6/에어팟프로를 구입한 이유에 대한 글을 마치려 한다. 요약하자면 가장 큰 이유는 위 제품들이 있으면 다른 핸드폰, 카메라, 시계, 이어폰들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다른 브랜드, 모델 고민할 필요 없이 그저 애플 제품을 이용하면 되는 것이고, 사용하다가 너무 느려지거나 꼭 필요한 기능을 가진 신규 모델이 나타나면 그때 기기변경을 하면 될 것이다. 애플이 전자기기 업체들 사이에서 독점적 위치에 있는 이유이고, '애플 생태계'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일 것이다. 나의 미니멀리즘은 어떻게 하면 고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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