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임신 소식에 내가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내가 과연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었다.
좋은 아빠란 무엇일까.
나의 아버지는 정말 존경스러운 분이다. 까다로운 어머니 성격을 모두 맞춰주시는 모습, 나와 내 동생은 고등학교 시절 통학 거리가 멀었는데, 나 3년 - 동생 3년, 총 6년 동안 단 하루도 빠짐없이 등하굣길을 운전해주시는 성실한 모습, 뜻한 바가 있을 때 계획하고 준비하는 모습, 내가 하고 싶은 게 있을 때 지원해주시는 모습, 집에서 나왔을 때 보태 쓰라고 어머니 몰래 봉투를 내밀어 주시던 모습 등 감히 내가 아버지를 뛰어넘는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싶다.
아버지께서 세워놓은 '아버지'라는 기준이 워낙 높기도 하고, 나는 아버지보다 더 성실하고 더 세심하고 더 사려깊을 자신이 없다. 나는 그저 내 자식에게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자 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중요시되는 가치도, 가르쳐야 할 것도, 쌓아야 할 지식도 모두 달라진다. 어떤 걸 해야 하고 어떤 걸 해야하는지 알려주는 아빠보다, 자식이 무언가를 해보려 할 때 같이 알아보고 같이 도전해보는 아빠가 되고 싶다.
또한, 나는 나의 아버지 같은 위대한 아버지가 될 수 없는 걸 알기에, 그저 '노력하는 아버지'가 되고자 한다.
멋도 모르고 세상에 태어난 아이에게 나는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재력이 엄청 많은 것도 아니고, 지식이 엄청 많은 것도 아니고, 성품이 성인군자 같지 않은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부모야 자식을 낳을지 말지 선택했지만, 자식은 나를 부모로 둘 것을 선택한 적이 없다. 그저 내 자식이 나를 미워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나는 여러모로 부족한 사람이다. 나 같은 부족한 사람이 아빠가 되려니 준비할 것도 많고, 공부할 것도 많고, 돈도 많이 들고, 책임감으로 어깨는 아주 무겁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은 다할 터이니, 부디 나의 자식이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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